지난 9월 25일 2006/2007 시즌을 개막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은 개작작인 <나비부인>을 맨해튼 타임스퀘어와 링컨센터 플라자에서 생중계로 방영했다. 타임스퀘어 생중계를 위해 공연 당일 저녁에 맨해튼 42번가부터 45번가 사이의 교통이 통제되었으며 대형 스크린과 음향시설, 650개의 좌석과 입석 관람대가 설치되어 오페라를 좋아하는 누구나 무료로 개막공연을 전막으로 감상했다. 또한 링컨센터 플라자에는 우리 시대 최고의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및 숀 코넬리, 맥 라이언, 골디 혼과 같은 할리우드 유명인사들이 초청되어 레드 카펫 행사를 가진 뒤 오페라 영상중계 관람에 동참했다.
이와 같은 공연장 외부 행사는 메트로폴리탄 개관 이래 최초로 시행된 이벤트로 바로 전 달 새롭게 임명된 피터 겔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신임 총감독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가진 기자회견에서 겔브 총 감독은 “더 많은 사람들이 오페라 극장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대중성 확보 노력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의 예술적 ‘고립’을 끝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대중성 확보를 위한 또다른 차원의 시도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은 미국과 영국, 캐나다, 일본, 등지의 영화관 1백여 관에서 동 시즌 공연실황 6편을 영상으로 제작한 필름을 상연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위의 나라들에서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공연이 인공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각국 영화관에 현장 생중계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영화 제작과 영화음악을 중심으로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는 (주)M&F(대표 조성우_영화음악가)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 및 일본 배급사인 쇼치쿠사의 협력으로 2006/7시즌 메트 오페라 영상물을 국내에 유치했다. 호암아트홀에서 2월 22일부터 24일까지 총 5회 개최되는 이번 오페라 필름 페스티벌에는 현재 메트 무대에 오르는 2006/2007 프로덕션 가운데 총 세건의 오페라가 소개된다.
메트가 직접 의뢰한 전문 영화감독의 주도 아래 공연 현장에서 직접 제작된 이번 영상물은 일본 NEC사의 협찬으로 시각적, 음향적으로 최첨단 시설이 동원되어 생동감 넘치게 영상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또한 오페라 전문 해설가이자 음악 칼럼니스트인 유형종이 매회 상연에 앞서 프로덕션과 작품에 대한 해설을 하며 원어/한국어 대본과 프로덕션에 대한 자세한 해설이 수록된 팸플릿을 통해 매니아층에게는 더 나은 만족을, 초보자들에게는 친근하면서도 자세한 입문의 길을 제공하고자 한다.
메트 오페라 측은 영상과 오디오 기술이 현저하게 발전한 오늘날 영화관에서도 오페라의 즐거움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영화관의 오페라 실황 중계 관람료는 오페라 극장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적은 입장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가능하며, 지역적인 거리 때문에 쉽게 메트 오페라를 관람할 수 없었던 세계 각국의 오페라 팬들에게 보다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12월 30일 무대에 올리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줄리 테이머 연출)의 전 세계 동시 중계를 시작으로 총 6편의 작품이 전세계 1백 여관에 상연된다. 영화 상영관에 중계되는 오페라로는 이 밖에도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주연의 ‘청교도,’ 장이모우 연출, 탄둔 작곡, 플라시도 도밍고 출연의 현대 오페라 ‘진시황제,’ 르네 플레밍과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 주연, 발레리 게르기예프 지휘의 ‘에프게니 오네긴’, 우리시대 최고의 로시니 테너로 떠오른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의 ‘세비야의 이발사’, 브로드웨이 무대 연출가 잭 오브라이언 연출의 푸치니 3부작 ‘외투’‘수녀 안젤리카’‘자니 스키키’ 등이다.
Ⅱ. 상영 작품 소개
1. <마술피리>
원작: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연출/코스튬 디자인 : 줄리 테이머
지휘 : 제임스 레바인
90분, 영어버전(영어대본 : J.D. 매크러치)
메트로폴리탄이 최초로 시도한 가족용 오페라. 독어 원작을 영어로 번안하였으며 본래 러닝타임을 단축시켜 90분 버전으로 제작했다. 뮤지컬 <라이언 킹>, 영화 <프리다 칼로>의 연출가로 널리 알려진 줄리 테이머의 오리지널 연출로 특유의 화려한 시각효과가 장관. 각양각색의 날아다니는 새와 춤추는 곰, 장엄하게 빛나는 별, 화려한 밤의 여왕의 활약이 볼 만 하다.
2. <청교도>
원작: 벨리니
연출: 산드로 세크비
지휘: 페트릭 서머스
출연: 안나 넵트렙코, 에릭 커틀러, 프랑코 바살로 외
약 4시간(쉬는 시간 포함)
세계적인 프리마돈나로 발돋움한 차세대 소프라노 안나 넵트렙코를 위하여 특별히 리바이벌된 프로덕션.
3. <진시황제> The First Emperor
대본: 하 진
작곡: 탄 둔
연출: 장이모우
출연: 플라시도 도밍고 외
약 4시간 (쉬는 시간 포함)
2006/2007 메트로폴리탄 및 로스엔젤레스 오페라 공동제작. 만리장성을 건축한 중국 최초의 황제 진시황제를 소재로 다룬 현대 오페라. <와호장룡> 제작에 참여한 연출가 장이모우와 음악감독 탄 둔이 다시 힘을 합쳤다. 의상을 맡은 에미 와다는 아카데미상을 소상했다. 플라시도 도밍고가 타이틀 롤을 연기한다.
Ⅲ. New York Report| 오페라의 대중화를 시도하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성, 그 높은 벽을 허물고 해자를 건너는 다리를 놓다
피터 겔브(Peter Gelb),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총감독. 2006년을 정리하며 뉴욕의 클래식 음악 공연계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열이면 아홉은 이 사람의 이름을 댈 것이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이하 '메트')의 총감독으로서의 공식적인 임기는 2006년 8월에 시작되었지만 지난 2년간 그는 당시 총감독이었던 조지프 볼프(Joseph Volpe)와 함께 그의 비전을 현실화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2006년 8월, 그가 공식적으로 메트의 총감독 자리에 오름과 동시에 뉴욕의 공연 예술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40년 전 메트의 안내원 소년, 총감독으로 돌아오다
피터 겔브와 메트와의 인연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검표를 하고 프로그램 책자를 나누어주는 안내원으로 일하던 10대 소년이 총감독으로 돌아오다니, 이런 인간극장 감도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이 곳은 전 세계의 성악가들이 모두 꿈꾼다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아니던가. 그것도 56세라는 젊은 나이에 총감독이라니 말이다.
하지만 겔브의 지난 커리어를 살펴보면 그의 메트 총감독 취임에는 누구나 수긍할 만한 화려한 이력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메트에 오기 전 그는 클래식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며 큰 성공을 거두어왔다. 매니저로서 그는 지휘자 세이지 오자와가 이끌던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중국 투어를 성공으로 이끌면서 공연 예술계에 화려하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 후 콜롬비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CAMI)사로 자리를 옮긴 그는 CAMI 영상 사업부를 만들어 클래식 음악의 영상화 작업의 포문을 열었다. 동시에 그는 메트의 영상물 작업사업을 총괄하게 되었는데 그는 CAMI에 있는 동안 50여 개편이 넘는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을 만들어 무려 13개의 에미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1995년 소니 클래식으로 자리를 옮긴 피터 겔브는 영상물과 클래식 음악과의 접목에 대한 그의 아이디어를 통해 소니 클래식의 황금기를 가져왔다.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의 가능성에 주목한 그는 <와호장룡> <타이타닉> 등의 영화 사운드 트랙 등을 포함해 잇따른 히트작들을 줄줄이 내놓으며 평단의 찬사와 판매량 모두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클래식 음악과 영상의 만남
겔브의 이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클래식 음악과 영상의 만남에 대한 그의 열정이다. CAMI 영상 사업부 재임 시절부터 TV 화면에 클래식 연주자들을 등장시키기 시작한 피터 겔브는 곧 영화로 눈을 돌렸다. 그는 영화 <레드 바이올린>을 위해 작곡가 존 코릴리아노에게 바이올린 협주곡을 위촉했고,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 녹음한 이 음악은 클래식 팬들 뿐만 아니라 영화팬들까지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가 메트의 음악감독인 제임스 레바인과 함께 공동으로 작업한 음악영화 <판타지아 2000>은 영화와 음악에의 만남에 대한 그의 열정을 그대로 내보이고 있다.
차기 총감독의 자격으로 2년간 조지프 볼프 당시 메트 총감독과 공동 작업을 해온 그가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낸 것도 바로 음악과 영상과의 만남이었다. 영화배우 안나 파퀸과 맷 데이먼이 주연한 영화 <마가렛>의 오페라 공연 장면 삽입이 바로 그것으로 메트의 오페라 장면이 영화에 등장하는 것은 1987년에 제작되었던 영화 <문스트럭>이후 처음이었다. 근 20년 만에 영화 필름에 담기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위해서 영화 촬영을 위한 공연이 따로 제공된 것은 물론 메트 소속 의상 디자이너 등의 인력도 총동원되었다.
하지만 그 후 피터 겔브의 행보를 살펴보면 그의 화두가 단순히 ‘음악과 영상의 만남’에 머무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겔브는 “메트는 지나치게 배타적”이라며 오페라 팬이 아닌 일반 대중에게 다가가는 메트의 미래를 천명했다. 하지만 이 말은 뒤집어 생각해보면 사임하기 전까지 16년간 메트를 이끌어왔던 볼프에 대한 정면 비판과 마찬가지여서 함께 일하던 2년의 시간 동안 메트에는 두 사람 사이의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다. 겔브의 이런 발언을 두고 볼프는 “그럼 그 동안 내가 해온 일이 다 잘못되었다는 말인가? 그리고 일반 대중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 시도하는 급진적인 변화들이 여태껏 메트를 찾던 골수 오페라 팬들의 이탈 및 반발을 불러일으킬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며 공공연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곤 했다.
상류층 출신이 천명하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대중화’
하지만 이런 두 사람의 치열한 장외 신경전에는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이면이 숨어 있다. 대중에게 가까이 가는 오페라를 천명한 겔브는 사실 상류층 집안에서 태어나 성공가도를 달리며 메트의 총감독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뉴욕 타임즈의 전 편집장인 아버지와 작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이런 이력만 봐서는 평균연령 62세, 대학학위 소지자이며 평균 소득은 12만 달러인 메트의 평균적인 관객과 전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경력 면에서만 본다면 볼프가 오히려 겔브의 비전 ― 대중 친화적인 메트 ― 과 더 근접해 있는 듯 보인다. 그는 대학 진학 대신 메트의 목수 자리를 선택함으로서 메트와의 긴 인연을 시작했다. 일반적인 메트 관객들이나 후원자들과는 사뭇 다른 그의 ‘출신성분’은 조셉 볼프가 메트에 몸담고 있었던 4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그에게 끊임없는 어려움을 안겨줬다.
총감독으로 재직하던 시절 볼프가 자주 언급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 “계층”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메트 이사회가 자신을 “감히 끼어들지 못할 곳에 끼어든” 사람으로 간주한다며 재임 시절 내내 그러한 이사회를 공공연하게 비판했다. 특권의식을 버려야한다는 그의 주장과 비판은 메트의 무대에 서는 음악가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는 무례한 매너로 악명이 높았던 소프라노 캐슬린 배틀을 해고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끌었던 메트가 배타적이고 특권의식에 젖어있다는 비판을, 그것도 ‘상류층’ 출신의 총감독 내정자로부터 받은 것은 참으로 역설적인 사실이 아닐 수가 없다.
하지만 겔브도 볼프의 모든 업적을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피터 겔브가 비판하고 고쳐나가고자 했던 것은 의도적인 것이었든 아니든 간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오랫동안 쌓아온 '담장 높은 성(城)'의 이미지였으며, 다시 말해 그는 메트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바꾸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타임즈 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 중계된 <나비부인>
피터 겔브는 메트가 ‘배타적인’ 혹은 ‘고립된’ ‘상류층만의 향유예술’이라는 이미지로 정착되어 있다고 생각했으며, 바로 이러한 입지를 바꾸고자 시도했다. 총감독 취임 후 그가 가장 먼저 터뜨린 ‘폭탄’은 06/07시즌의 개막작이었던 오페라 <나비부인>이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개막작으로 예정되어 있던 전통적인 버전의 나비부인 공연을 겔브는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감독 안소니 밍겔라 제작의 현대적인 해석으로 바꿔버렸고 이는 오페라 팬들 뿐만 아니라 언론과 일반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년 간 메트의 시즌 개막작으로 ‘신(新)버전’ 오페라가 무대에 오른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밍겔라 제작의 <나비부인>은 영국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에서 먼저 선을 보이긴 했지만 파격적으로 재해석된 고전 작품이 메트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변화’를 부르짖는 겔브의 의지를 읽기엔 충분했다.
겔브는 또한 마케팅에도 총력전을 펼쳤다. 지금까지 메트는 흥행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인데, 그 이유는 굳이 애를 쓰지 않더라도 언제나 매진 사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래 티켓 판매는 현저하게 감소추세를 보였다.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메트가 위치한 링컨센터 근처의 지리가 낯선 많은 이들에게 “메트는 당신 가까이에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그의 마케팅 전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의 시도는 지하철역이나 공중전화 부스를 포스터로 도배하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았다. 개막 며칠 전에는 메트 역사상 최초로 드레스 리허설 관람, 백 스테이지 투어 등이 제공되는 오픈 하우스 행사가 열렸다. 이 모든 행사는 무료였다.
세상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드디어 메트의 06/07 시즌, 겔브 총감독의 첫 시즌이 지난 9월 25일 개막되었다. 가장 놀라운 시도는 바로 이 때 행해졌다. 새롭게 탄생한 <나비부인>이 타임즈 스퀘어의 초대형 전광판을 통해 수십만 명의 사람들에게 동시에 상영되었던 것이다. 같은 시각 링컨센터에서는 마치 할리우드 영화 시사회처럼 영화 배우들이 레드 카펫을 밟고 오페라 하우스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날 저녁과 다음날까지 미국의 모든 언론들의 문화면을 이 <나비부인>이 장식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 일련의 사건들이 가져다 준 쇼크는 엄청났다. 속세와는 동떨어져있는 것만 같던 메트의 오페라가 뉴욕 한복판의 전광판을 통해 생중계되다니! 이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겔브는 그동안 창고에 먼지가 쌓인 채 방치되어 있던 지난 70 여년 간 라디오로 중계된 메트의 음원들을 밖으로 공개하겠노라 발표했다. 이 실황 녹음들은 매주 라디오를 통해 중계되거나 인터넷을 통한 다운로드 방식으로 제공되는데, 이런 메트의 ‘창고 대개방’은 대중친화적인 이미지에 도움을 줌과 동시에 수익창출에도 커다란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높은 성벽을 허물고 해자를 건너는 다리를 놓다
겔브의 시선은 이제 뉴욕을 넘어서 미국 전역, 그리고 전 세계를 향하고 있다. 지난 9월 그는 메트의 오페라를 영화관에서 상영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12월 30일 무대에 오르는 <마술피리>를 시작으로 총 여섯 편의 작품을 미국 전역과 캐나다를 비롯한 전 세계의 극장 1백여 곳에서 생중계 혹은 녹화중계로 상영한다는 이 계획은 지역적인 거리 때문에 메트를 직접 방문해 오페라를 관람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물론 아무리 뛰어난 음향과 영상기술이 받쳐준다고 하더라도 영상물이 실제 오페라 관람과 같은 느낌을 가져다 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 대한 그의 대답은 간단하다. “사람들이 영화관에서라도 오페라가 가져다주는 즐거움을 만끽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1883년 구노의 <파우스트> 이래로 123년 동안 쌓아온 메트의 이미지를 단숨에 바꾸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성은 그 벽을 허물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그 성을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성에서 나와 해자를 건너 육지로 나오는 '다리(Bridge)'는 이미 건설되기 시작했다. 다른 그 무엇보다도 관객과의 소통을 위하여.
새해에는 그가 또 어떤 마술을 펼쳐 보일까. 상상하기만 해도 벌써부터 두근거린다. 수리수리 마수리, 아브라카다브라. 이제는 마술에 홀릴 시간이다.
- 글 류보리 (NYU, 예술경영 전공)
Ⅳ. M&F 소개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브랜드를 지향하며 1999년 조성우 음악 감독이 설립한 M&F (Music & Film, Creation)는 국내 최초의 영화음악 전문 프로덕션으로 첫출발을 하였다. M&F는 설립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15인의 영화 음악 감독을 독점관리하며 한국 영화 음악계의 최대의 제작사로 발돋움 하였고, 3,000여곡의 영화와 드라마 음악의 저작권을 자체 관리, 대행뿐만 아니라, 영화 투자와 독립영화 제작에까지 그 사업을 확장시켜왔다. 또한 2006년 회사의 상장과 함께 본격적인 영화제작 사업을 시작하여 허진호 감독 (‘봄날은 간다’), 이명세 감독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오기환 감독 (‘작업의 정석’), 김태용 감독 (‘가족의 탄생’) 등 국내외에서 가장 주목 받는 감독의 차기작들이 M&F를 통하여 발표될 예정이다.
M&F는 영화와 영화음악 사업 이외에도 가수 겸 연기자인 이지훈,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하노버 국립오페라 극장 수석 지휘자로 취임한 구자범의 국내외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등 대중문화와 클래식에 걸쳐 다양한 아티스트와 문화 컨텐츠를 창조해 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사로 급부상 하고 있다.
이번 <메트 오페라 온 스크린> 시리즈는 영상과 공연, 그리고 순수예술과 대중성의 접목을 시도하는 M&F의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조성우 (CEO / M&F)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음악의 거장, 조성우 음악 감독은 지금까지 <정사(1998)>, <약속(1998)>, <봄날은 간다(2001)> 등 3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 음악을 작곡하였으며, 한국 영화음악계에 처음으로 ‘오리지널 스코어’ 개념을 도입하여 전문적인 영화 음악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1999)>로 영평상 음악상을 수상하는 것을 비롯,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 (2000)>로 제2회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였으며, 배용준 주연의 <외출 (2004)>의 성공으로 일본에서 한국 영화 음악 콘서트 투어를 하는 등 국제적 명성을 쌓았다. 조성우 음악 감독은 현재 영화음악 활동 이외에도 자신이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사인 ㈜엠앤에프씨의 대표이사이자, 연세대학교 문리대학에서 서양근대철학과 예술철학을 강의하는 겸임교수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