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채권 추심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그 처벌을 강화하며 불법 행위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금융 소비자 보호 법률이 제정된다. 또 소비자가 대리인을 정해 채권 관련 업무를 위임하게 되면, 추심업자는 소비자에 대해 추심행위를 할 수 없게 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계동의원(한나라당, 서울 송파을)은 이런 내용의 "채권추심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마련하고 29일(금) 국회의원회관에서 입법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피해자들이 나와 불법 채권추심 실태를 고발하는 생생한 육성증언 시간이 마련되며, 김관기 교수(서강대), 김정순 변호사(참여연대) 등이 토론자로 참석한다.
박계동 의원은 지난 12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채권추심법률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한덕수 국무총리는 "적극 검토하겠다" 답변한 바 있다. 이 법률안은 이날 공청회를 거쳐 7월 3일 이전에 한나라당 당론으로 발의되며, 9월 정기국회에서 심의·통과될 예정이다.
ㅇ 불법채권 추심의 실태와 심각성
채권추심인의 불법적 채권추심 행위는 사금융의 고금리 문제와 함께, 서민들을 괴롭히는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금융감독원의 사금융 이용자 실태조사(2007.4)을 보면, 설문응답자의 37%가 불법 채권 추심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피해의 대부분은 전화와 협박이다.
ㅇ 불법 행위 유형의 구체화 및 처벌 강화
그럼에도 불법채권추심행위를 규제하는 법률은 '신용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여신전문금융업법' 등 여러 법률에 분산되어 있고, 그 내용도 법률별로 단 1개 조항에 불과해 실효성이 없었다. 특히 채권추심업자나 소비자 그리고 이를 단속할 경찰 역시 무엇이 불법이고 합법인지를 쉽게 알지 못해 소비자 보호에 한계가 많았다.
이 법률은 채권 추심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그 처벌을 강화했다. 또 채권추심업자가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한 경우, 소비자들은 불법 추심인에 대해 실제손해액은 물론 5천만원이하의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ㅇ 소비자 대리인제도 도입
'채권추심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소비자 대리인 제도를 도입하여 실질적인 보호가 가능하도록 했다. 소비자가 자신의 대리인을 지정하여 추심업자에게 통보하면, 추심업자는 더 이상 소비자에게 추심 관련 행위를 할 수 없게 된다. 물론 현재 변호사가 소비자의 업무를 대리 할 수 있으나, 변호사 수임료 등으로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낮았다.
소비자 대리인은 변호사, 법무사, 신용상담사 및 허가를 받은 비영리 단체 등으로 정하여 소비자들이 쉽게 구조·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벼운 자동차 사고의 경우 운전자가 직접 나서는 것이 아니라 보험회사 직원들이 서로의 과실을 따져 보상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채권자의 추심을 위탁받은 추심인 들과 소비자의 위임을 받은 대리인들이 채권 ·채무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대리인들의 타협과 거래에 의해 협상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채권채무 관계 해소의 효율성은 대단히 증진될 수 있다.
ㅇ 기타 소비자 보호 장치
공정거래위원회 산하에 채권추심위원회를 설치하여 공정한 채권추심 시책을 마련하고 매년 국회에 그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채권추심업자에 대한 검사·감독을 강화하여 불법적 추심행위를 실질적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했다.
ㅇ 주요국 입법 사례 및 기대 효과
미국 및 일본 등은 우리의 개별입법체계와는 달리 채권추심행위를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법률을 가지고 있다. 이들 법률의 목적은 소비자의 보호와 공정한 채권 추심 절차를 정한 것이며, '박계동 법안'은 이런 체계와 목적을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이 법률이 제정되면, 1) 현행 법률의 사각지대에 있는 유동화 회사, 구조조정회사, 카드회사 등의 위임 채권의 불법 추심행위에 대한 처벌이 가능해지며, 2) 현재 채권추심행위의 불법 유형을 구체화함으로써 불법을 사전에 예방 하고 단속의 실효성을 높여 소비자의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된다. 3) 소비자 대리인 제도를 도입하며 소비자들이 더 낮은 비용으로 법률적 조 력을 받을 수 있고 과도한 추심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